The West Wing

웨스트윙(The West Wing)은 미국 NBC 방송국에서 방영한 미국 드라마 중 하나로, <House of Cards(하우스 오브 카드)>, <Designated Survivor(지정생존자)>와 더불어 미국의 3대 정치 드라마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3개의 드라마를 모두 본 제 입장에서, 지정생존자는 다른 두개의 드라마보다 훨씬-최근 들어 더욱- 떨어지며, 하우스 오브 카드는 케빈 스페이시의 불명예스러운 하차로 인해 파이널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웨스트윙을 정치드라마의 최고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웨스트윙(West Wing)이란, 백악관의 서쪽 집무실로 대통령과 보좌진들의 공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말합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드라마는 웨스트윙이라는 장소에서 벌어지는 대통령과 보좌진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는 1999년 첫 방영되어 2006년까지 방송되었고, 시즌 7을 끝으로 종영되었습니다. 원래는 시즌 8까지 계획되었으나, 주요한 등장인물 중 한 분이 실제로 사망했기 때문에 한 시즌 빨리 종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제목인 West Wing은 백악관의 서쪽 별관을 가르키는 말 입니다. 미 동북부 엘리트들을 위한 드라마라는 비판이 있기도 하지만, 최근 영화와 드라마 할 것 없이 강박적으로 인종적 다양성을 추구하지 않아서 더 자연스럽습니다. 반드시 유대인, 동양, 라틴, 흑인 등 남녀 성별까지 배분해서 모두 출연시킨다는 것은 극의 현실감을 저해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이 드라마는 방영 시작부터 종료까지, 그리고 지금 이 시점까지 온갖 매체에서 정치드라마 최고의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으며, 수 많은 에미상 수상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절대적인 역할을 한 아론 소킨(Aaron Sorkin)의 역량이 꽃을 피운 작품으로도 기록되고 있습니다.

사실, 드라마 내용은 지나친 이상주의로 인해,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정의롭고 똑똑한 대통령을 능력있고 헌신적인 보좌진들이 최선을 다해 돕습니다. 주요 등장인물들은 모두 사심이 없으며, 깨끗하고, 설령 실패한다해도 깔끔하게 물러날 줄 압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합니다.
반대편에 서는 인물들도 악역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의견차이로 인해 갈등을 겪는 관계입니다.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한 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적인 이야기이며, 더군다나 그 장소가 권력의 핵심인 백악관이라는 것은 판타지입니다..
좀 더 현실적인 정치판을 보고 싶으시다면, 하우스 오브 카드를 추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루는 정치적인 이슈에 관해서는 꽤 현실적입니다.
북한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에 관한 국제적인 문제도 다루는 한편, 참전용사 문제나 교육문제 등 정말로 현실정치에서 다룰 법한 주요한 문제들을 긴 시즌에 걸쳐서 다루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의 시각에서 풀어내는 점이 불편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 서로 어떻게 생각하고 이들은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하루 빨리 한국에서도 이런 현실의 이슈에 관해 대담하게 이야기하는 드라마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시즌 7의 에피소드 7 “The Debate”의 토론 장면은 드라마 역사상 전례없는 연출이었습니다.
미국 정치 이슈에 관한 미국대선토론을 배우들이 생방송으로 방송했습니다. 생방송으로.. 미국 동부와 서부 표준시에 맞춰서 두 번이나..
스텝들과 배우들의 세심한 준비를 통해서, 실제 대선토론을 방불케하는 -실제보다 훨씬 실제같습니다..- 토론을 라이브로 방영했습니다.
이 드라마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이 장면 만큼은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론 소킨의 각본이니만큼, 대사량은 엄청납니다. 혹시라도 저처럼 영어자막으로 드라마에 도전하실 분들은 포기하는게 이로울 겁니다. 어려운 어휘도 많고, 속도도 빠릅니다…
어쨌거나, 아론 소킨의 트레이드 마크인, 걸어다니면서 빠르게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과 교차되면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장면들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드라마입니다. 그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이 드라마만큼 확실한 효과를 거둔 작품은 없습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이슈와 그것을 다루는 사람들의 분주함을 표현하기에 웨스트윙만큼 적절한 장소는 없을 것입니다.

이것 저것 두서없이 이야기를 풀어놓았지만, 결론은 ‘재미있으니 꼭 보시기를 추천한다.’입니다.
드라마 웨스트윙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판타지 드라마였으며, 공화당 지지자들에게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였습니다.
양쪽 진영 모두-이유가 어찌되었든-가 이 드라마를 시청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는 드라마입니다. 정치에 관심이 있건 없건,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이며, 뻔한 로맨스 드라마의 장소가 단지 백악관인 그저 그런 드라마가 아닙니다.
무려 7시즌까지 방영되었던 이 드라마는, 사람들의 성원에 힘입어 최근 리부트 논의까지 되고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될지 안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의 미국 정치 상황이 반영된 미국인들의 희망이 만들어낸 찌라시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출연진들의 명연기와 인상적인 에피소드들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뿐더러, 이 드라마를 오롯이 감상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정치판타지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이 멋진 판타지라면 그것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점이 좋은지, 어떠한 점을 본받아야하는지 인식하고, 그것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이 판타지 영화를 감상하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아닐까요?
정치적인 문제를 제외하고서라도, 매우 훌륭하고 재미있는 드라마입니다. 20세기 막판에 TV드라마가 이룬 위대한 업적이며, 긴 시즌에 걸쳐서 각 에피소드를 다루는 방식, 배우들이 등장하고 퇴장하는 우아한 방식, 현실을 극에 녹여내는 멋진 각본 등 칭찬할 요소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이 드라마를 볼까말까 망설이시는 분들은, 일단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라도 재미가 없다면, 그 때 후회를 하는게 낫습니다. 이 드라마를 놓치는 것보다, 당신의 시간을 낭비했다고 후회하는 편이 낫습니다. 🙂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